이 곳은 어느 마을에 있는 어느 목욕탕...
델리포드
어른 한 명. 타올 세트도 부탁합니다. 여기 신발장 열쇠입니다.
처음 온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모습으로 접수를 마치는 그는 전 제국군인이었던 델리포드였다.
델리포드
(여기부터 탈의실인가. 그럼 양말을 벗...고)
탈의실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양말을 벗는 것이 델리포드의 노하우였다.
욕실에서 나온 손님에 의해 종종 탈의실의 바닥은 젖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델리포드
(호오... 작지만, 나쁘지 않은 시설이군)
델리포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심하게 씻고, 마지막으로 전신의 물기를 정중히 털어낸다.
이렇게 함으로써 땀을 흘리기 쉬워지고, 더욱 「그것」의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란...
델리포드
오오오오오...... 이거 좋은 「사우나」로군...
사우나... 그것은 델리포드가 여행 중 만났던 인생의 전환점.
고온의 실내에 틀어박혀 땀을 흘리고, 자신과 마주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지고의 행위였다.
델리포드
(잉그베이 공을 비롯해, 많은 분들에게 배웠던 사우나는, 완전히 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그 시절, 건강이나 일, 가족, 여러가지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했었지만...)
(사우나를 통해 다양한 사람과 만남으로써, 기공단에 남기로 결심이 섰다.)
(무사히 아이도 태어나, 내 생활은 순탄...)
(...이어야 했을 텐데...)
델리포드
후후, 잘 자고 있구나. 옳지옳지... 쑥쑥 자라야 한다~
잠든 자신의 아이를 바라보는 델리포드의 등 뒤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내
얼마 전부터 사우나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편지에 썼었죠. 항상 즐겁게 읽고 있어요.
델리포드
아, 아아... 그랬던가... 기공단의 의뢰도 제대로 수행하고 있으니까 안심해.
아내
물론 알고 있어요. 그저, 그 사우나에 대해 할 얘기가 있는데...
당신이 썼던 사우나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이웃에게 편지를 조금 보여주고 말았어요.
델리포드
재밌어...? 내 편지가...? 뭐 상관없지만, 이 근처에도 사우나에 흥미를 가진 사람이 있었군.
아내
이 마을에도 유행하고 있으니까요. 먼 곳에 있는 사우나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요.
델리포드가 사우나의 유행에 관심을 두는 한편, 아내는 아직 무언가 말하고 싶은 모습이었다...
아내
그래서... 소문이 퍼져서, 얼마 전에 잡지의 편집자 분이 찾아와서, 당신에게 사우나에 관한 기사를 맡기고 싶다고...
처음엔 농담인가 싶었지만... 그 쪽에서 온 편지를 맡아두고 있어요.
델리포드
뭐, 뭐라고!? 내가 기사같은 걸 쓸 수 있을리가 없잖아!
아내
당신의 편지를 읽어 보고는, 필력은 충분하다고 했어요.
델리포드
(바보같은... 아내에게 부지런히 편지를 써오면서 나에게 문학적 재능이 생겨버린건가...?)
정중한 글자로 쓰여진 편지에는 사우나에 대한 애정과 열의가 담겨있고, 마지막에는 원고료가 제시되어 있다.
델리포드
이렇게나!?
아기
.........!
아내
어머, 깨버렸나보네. 그래그래, 지금 갈게.
델리포드
.........
아내
착하지...
아이를 달래는 아내를 바라보면서, 남편으로써 아버지로써 델리포드는 예상외로 굉장했던 원고료를 생각했다.
델리포드
(그렇게 되서 나는 지금 사우나에 관한 기사를 쓰는 사우나라이터다...)
(몇몇 매체에 쓰고 있지만 부정기연재의 「사순」이라는 르포가 가장 인기가 있다...)
델리포드는 사우나실을 나와, 목욕물을 끼얹어 땀을 씻어내고, 17도의 냉탕에 몸을 담궜다.
델리포드
후우...
(솔직히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지금은 기공사, 그 전에는 군인... 글 쓰는 공부따윈 해본 적도 없다...)
(하지만 원고료가 나쁘지 않은 것도 사실. 무엇보다 아이는 이제 막 태어났다. 벌이는 많을 수록 좋아...)
(기공단에 소속된 채로 할 수 있는 부업으로서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나는 벽에 부딫쳐있다...)
기본적으로 편지로 연락하고 있던 사순의 편집자에게 일전에 이런 이야기가 쓰여 있었다.
「젊은 여성을 타겟으로, 여성이 사우나를 체험하는 모습을 기사로 써 달라」고.
델리포드
(무슨 미친 의뢰인가...! 나는 그냥 아저씨... 아니 형씨란 말이다! 그런 걸 쓸 수 있을리가 없잖나!)
(근처에 젊은 여성따위...)
그것은 며칠 전의 일...
타비나
자, 여러분! 준비됐어!? 내 포즈를 따라해 봐!
타비나는 그렇게 말하고 바닥에 붙인 양손으로 몸을 지탱하며, 떠오른 양발을 후두부에 가져다 대었다.
메구
뭐야 저게!?
쿠피탕
어떻게 한건가요...!?
티코
타, 탈구...! 타비나의 고관절, 탈구돼버렸어요! 우선 전신마취부터...
타비나는 묶은 끈을 풀듯이 스르륵하고 신체를 원래 형태로 되돌렸다.
타비나
어머 정말. 탈구라니~ 티코는 엉뚱하다니까! 이것도 「요가」의 포즈 중 하나야!
너무 일렀던걸까. 그럼 오늘도 고양이 포즈부터!
깊게 호흡하는 것도 잊으면 안 돼. 습~ 하~ 확실하게 여분의 지방을 연소시키자!
티코
지방연소...지방연소...지방연소...
델리포드
단장, 여성들과 뭐하는 건가...?
비이
요즘 요가라는 운동을 상사병 누님에게 배우고 있어.
루리아
요가를 하면, 여러가지로 몸에 좋은 효과가 있는 것 같아서 모두들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단장은 잠시 생각하고, 「사우나랑 비슷할지도?」 라고 델리포드에게 화제를 돌렸다.
델리포드
호오... 그건 흥미로운 착안점이군.
루리아
모처럼이니, 이야기라도 들어보지 않으실래요?
델리포드
아니, 그 정도는 아니야...! 조금 흥미가 생겼을 뿐이야! 그그, 그럼 난 이만...
델리포드
하아... 그녀들이라면 사우나에 흥미를 가져줄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이런 나이의 남자가 20살 언저리의 여성을 갑작스레 사우나에 초대한다는 게...)
쿠피탕
기분 나빠~
메구
기분 나빠...
타비나
기분 나빠.
티코
기분 나빠!
델리포드
(그그, 그런 걸 말했다간 난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될지도 몰라...!)
(사우나 덕분에 나도 젊은이들과 거리낌없이 이야기할 수 있게 됐지만, 이성을 사우나에 초대하는 건 이야기가 다르지)
(단장이 인정한 사람들이니 그런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최악의 상황이 떠오르고 말아)
(하지만, 일을 위해서... 어떻게든 협력을 구하지 않으면...)
(내가 팬네임 「시원한 창」이라는 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단원은 모른다)
(그것을 털어놓으면, 엉뚱한 마음이 있는 거 아니야 하고 오해하는 일도 없지 않을...까?)
(왠지 마음이 침착해진다... 시야가 맑아지는 것 같아... 뭐든 하찮게 느껴진다)
(과감하게 말을 걸어 그녀들에게 협력을 구해보자. 응... 그래보자...)
실외 공간에서 바람을 쐬는 외기욕을 즐긴 델리포드에게 점차 변화가 찾아왔다.
몽롱했던 고민이 사라지고, 머릿속이 맑아져 긍정정으로 변화해, 서서히 할 수 있다는 기분이 차오른다.
그런 한편, 몸은 가볍게 느껴지고, 부유감과 비슷한 좋은 기분이 전신을 감싼다.
델리포드
(아아... 이 감각은...!)
시원~하다...!
시원함
그것은 사우나와 냉탕을 반복하는 온냉교대욕에 의해 얻어지는, 일종의 황홀감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이것은 사우나에 매료된 남자의 정열과 비애와 용기와 재생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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