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라스에 밤이 찾아와, 거리를 조용히 어둠으로 감싼다.

 

오렌지색으로 빛나는 가로등이 두 소녀의 옆모습을 비춘다.

 

 

네리네

......여기서 헤어질까.

 

 

드롯셀

여기서 말인가요...? 적어도 숲 직전까지는 배웅할게요.

 

네리네

아니. 오늘 네리네는 마을 아가씨인걸. 마을에서 헤어지지 않으면 이상하잖아.

 

드롯셀

......!

 

 

조금 더 함께... 드롯셀은 그렇게 말하려다가 네리네의 미소를 보고 말을 삼켰다.

 

 

드롯셀

...마지막엔.

 

네리네

엣...?

 

드롯셀

마지막에는 웃으며 헤어진다... 그러지 않으면 안되겠죠.

 

네리네

물론이지! 네리네도 웃고 있지?

 

드롯셀

......아니요. 보통은 좀 더 밝은 미소를 짓잖아요. 조금 쓸쓸해 보여요.

 

네리네

에~? 깐깐하긴...

 

무슨 뜻이야?

 

드롯셀

정말...! 분위기가 착잡해지잖아요!

 

네리네

에헤헤~♪ 미안네리네...

 

 

그 때... 네리네의 뺨에 한줄기 눈물이 흐른다.

 

 

네리네

어라...?

 

이상하네... 탄산음료 때문일까?

 

드롯셀

......탄산음료에 그런 효과는 없어요.

 

네리네

그렇겠지~...... 아하하하하......

 

......

 

웃을 수 있을리가... 없잖아...!

 

헤어지고 싶지 않아...! 아직 드롯셀이랑 케이크도 먹지 못했는데!

 

이걸로 끝이라니... 평생 만날 수 없다니...!

 

드롯셀

......미안해요.

 

당신에게는 그렇게 말했지만... 저도......

 

네리네

드롯셀...

 

드롯셀

으아아아아아앙!!

 

싫어요...! 네리네와 더 함께 있고 싶어요!

 

특별한 것 따윈 필요없어! 당신과 평범하게 만날 수 있다면...!

 

네리네

흑...! 정말, 참고 있었는데...!

 

우에에에에에에엥!!

 

 

소리 높여 우는 두 사람의 모습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상한 듯 바라본다.

 

하지만, 마을의 불빛은 따뜻하게 소녀들을 비추고 있다.

 

 

드롯셀

......당신, 역시 눈물은 어울리지 않아요.

 

네리네

드롯셀도 마찬가지라구? 네리네가 닦아줄게.

 

 

서로 눈물의 흔적을 바라보며, 두 사람은 미소지으며 마주본다.

 

 

네리네

......네리네는 있지, 드롯셀을 잊지 않아.

 

잊어버리는 쪽이 편하다고 해도, 없었던 일로 만들진 않을거야.

 

드롯셀

......고마워요. 그래도 우는 얼굴은 잊어 주세요.

 

네리네

안돼안돼~♪ 아무리 드롯셀의 부탁이라도!

 

드롯셀

정말...! 마지막까지 소악마같은 아이네요!

 

네리네

......

 

드롯셀

......

 

네리네

그럼... 안치라 일행을 잘 부탁해.

 

드롯셀

네... 모리모리에게도 일단 안부 전해주세요.

 

네리네

......

 

네리네의 이름은 네리네! 숲에서 제일가는 천재작가야!

 

안녕, 드롯셀.

 

드롯셀

네리네...

 

자기소개랑 작별인사를 동시에 하다니... 너무 비상식적이에요.

 

 

드롯셀과 네리네는 손을 마주 흔들며 마을에서 헤어진다.

 

서로 돌아보지 않고, 또 내일 만날 것 같은 발걸음으로...

 

 

 

 

잠시 시간이 흘러... 의뢰를 마친 단장 일행은 오메라스에서 출항했다.

 

진정인의 사정은 신경이 쓰였지만 재앙의 마물을 출현은 멎었기 때문에, 일단 섬을 떠나는 것이었다.

 

 

안치라

그러고보니... 드롯셀이 혼자서 마을에 외출한 날이 있었지.

 

리리

있었어있었어! 드레스는 잘 어울렸지만... 우리도 함께 갔으면 좋았을텐데!

 

드롯셀

......미안해요. 생각해보면 제가 봐도 신기하게...

 

실프

신기한 걸로 말하자면... 부엌에 수수께끼의 냄비가 있었던 것도, 그날 밤이었다.

 

리리

나무 열매가 잔뜩 들어간 스프가 있었지! 정말 맛있었어!

 

안치라

좀 위험하긴 했지만.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걸 모두 배터지게 먹었으니까.

 

드롯셀

그러게 말이에요! 누구는 나무열매 껍질이 머리카락에 붙어 있었어요.

 

안치라

맞아맞아! 열심히 먹다보니 붙어버렸던 건가?

 

실프

아니... 껍질은 벗겨져 있었던 것 같다만...

 

리리

음... 누구였는지 생각이 안 나요.

 

 

네리네의 존재는 단장 일행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녀가 있었던 흔적도 사라지고, 기록도 사라져가고 있었다.

 

 

안치라

오늘의 탐험은 어떻게 할까? 카페에 재도전 해볼까?

 

리리

찬성~♪ 오늘이야말로 커피에게 승리를 거둘거야!

 

드롯셀

음료랑 싸우는 건가요?  할꺼면 좀 더 레이디다운...

 

실프

커피는 놀이가 아니다. 방심했다간... 잡아먹힐거다.

 

드롯셀

실프...? 눈이 무서워요~!?

 

 

그러나 네리네가 사라져도, 드롯셀과 안치라 일행의 유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숲에서의 신비한 만남으로 크게 성장한 드롯셀.

 

비록 기억하지는 못해도... 특별한 친구와 보냈던 날들은, 드롯셀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이었다.

 

 

 

 

 

 

 

 

 

 

 

 

 

 

 

 

 

 

드롯셀

(......이게, 일반적인 결말일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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